[넷플릭스] 더 글로리 [ 3화 전체리뷰 ]
**스포주의**
자신의 남편을 죽여달라던 강현남은 지독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딸 선아까지 폭력에 시달리게 되자 문동은에게 도움을 청한 것. 문동은은 강현남을 몰래 따라가 그녀가 어떠한 사연으로 자신에게 제안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강현남의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다. 학교폭력으로 인생이 망가진 문동은. 가정폭력으로 인생이 흔들리는 강현남. 이렇게 두 여자의 공조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어엿한 의사가 된 주여정. TV속 이세돌의 뉴스가 흘러나오자 그는 문동은과의 대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동안의 시간들도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안녕을 해요?
동서남북 중에
어딘지만 알려주면 안 돼요?
난 다 알아요
후배는 지금 이순간에도
어딘가로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는 거
근데 난 거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거든요
사실은 나도
어디로든 걷고 싶은데
나 되게 길치거든요
주여정은 문동은이 무언가를 향해 나가 가고 있음을 짐작했다. 그것이 복수라는 것은 모르지만. 그는 자신도 그녀처럼 확실한 목적지가 있었으면 했고 그 또한 무언가를 향해 쏟아내고 싶은 감정들이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길치같은 본인과는 다르게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는 문동은을 보며 주여정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여정은 그녀가 안쓰럽기도, 걱정되기도, 그리고 부럽기도 한 것이었다.
서울주병원 아들이죠?
어머니가 병원장이고
그럼 다 온 거 아닌가?
태어난 순간
'이미 목적지에 도착하셨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
수도 없이 들었을 텐데
아침마다 날씨채널을 봐요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의 겨울을
난동이라고 한대요
겨울철 짙은 안개는
세밑 한파 뒤 찾아온
난동이 원인이고
지들은 따뜻하니까
밖이 얼마나 추운지도 모르고
한갓지고 그저 해맑고
문동은에게 주여정은 잠시 지나가는 '난동'이었던 것이다. 그녀에겐 주여정은 온실 속 화초처럼 평온하고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베푼 작은 호의가 문동은에겐 추운 겨울밤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난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따뜻한 난로가 꺼지면.... 따뜻했던 시간만큼 아니 그 보다 더 길고 혹독한 추운 겨울을 견뎌야만 한 다는 것을. 그렇기에 문동은은 주여정의 따뜻함에 본인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멀어진 것이었다.
문동은은 강현남을 만나 그녀가 해야할 일들을 알려준다. 본인의 정체를 들키지않고 박연진, 전재준, 이사랑, 최혜정,손명오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첩보원으로 강현남을 '고용'한 것이다.
합법적인 일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순서는 제 일이 먼저고요
시간이 걸릴 겁니다
대신, 우리 손에 피는 안 묻을 겁니다
주말에 2시간
서울역으로 기차 태워 보내주세요
과외해 드릴게요
저도 최저 시급으로
계산해 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사모님
좋은 소식 들고 올게요
강현남은 문동은이 원하는 정보를 조사하고, 문동은은 강현남의 아이에게 매주 2시간씩 과외를 시켜주기로 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원하는 건 같았다. 지독한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 문동은은 강현남이 그동안 가정폭력을 당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존재가 바로 딸이기에 그녀의 희망 또한 딸 선아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었다.
강현남은 운전면허를 땄고, 문동은은 주 2시간씩 선아를 과외시켜 준다.
강현남은 문동은이 시킨 일을 하려면 배워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운전, 카메라사용법 등... 이에 문동은은 그녀에게 하나하나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알려준다. 문동은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강현남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것도 몰랐던 자신도 복수를 위해 하나하나 배워가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것. 그렇기에 그녀는 강현남이 하나하나 알려주며 그녀를 도와준다. 자신에게 SNS를 알려주는 구성희처럼, 바둑을 알려줬던 주여정처럼....
가끔 궁금해, 연진아
피해자들의 연대와
가해자들의 연대는
어느 쪽이 더 견고할까?
아직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은 강현남이 찍어 온 사진들은 흐릿하고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흐릿해도 알아낼 수 있는 정보들은 분명 존재했다. 박연진이 본인의 딸과 주기적으로 안과를 다니는 것을 알게 된 문동은은 문뜩 스쳐가는 기억하나가 떠오르게 된다.
전재준 눈깔이 뭐?
내 눈이 뭐 이 X발아!!
현모양처는 못 됐네, 박연진
한번 힘껏 감춰보던가
문동은은 박연진의 딸, 하예솔이 주기적으로 안과를 다니는 것을 보고 그녀가 전재준의 딸인 것을 알게 된다. 전재준은 '적록색약'이었다. 그렇기에 학창 시절 때도 자신의 눈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이다. 빨간색과 녹색 구별이 힘든 적록색약. 박연진의 딸 하예솔은 전재준의 색약을 유전적으로 받게 된 것이었다.
근데 엄마
이 구두 초록색이지?
아.. 빨간색이구나
이게 무슨 색인 지는 중요하지가 않아
중요한 건 비싼 거란 거야
세상의 어떤 가격표도
색깔로 표시되지가 않아
숫자로 표시되지
엄마 말 알았어?
응. 아빠한테는 비밀이지?
박연진은 남편 하도영에게 딸의 색약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전재준처럼 적록색약인 하예솔은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별할 수 없었다...박연진은 이 위험한 사실을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
오늘 어떠셨어요?
그린은 저희 C.C가 대한민국 최고거든요
운동 나오면 다 좋지, 뭐
그늘집 만두는 맛있었어요
자신을 은근히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화가 난 전재준.
멤버로 손색없어,
이 댁 아들이 재평건설 사장이야
전재준은 대한민국 최고의 골프클럽을 운영 중이다. 그곳에서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의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한 번도 고개 숙인 적도, 남에게 잘 보이려 노력한 적도 없던 전재준의 사랑 박연진을 가져간 하도영. 그는 대한민국 업계 최고를 달리는 재평건설의 사장으로 전재준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졌다. 그렇기에 박연진을 붙잡지 못했던 것이다. 도대체 하도영은 어떤 인물이기에 재력도, 위치도 그리고 박연진과의 결혼도 가져간 것일까?
하도영은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기원을 찾아 바둑으로 심신을 정리한다. 재평건설의 대표가 아닌, 온전히 바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하도영으로 찾는 기원. 금요일 밤 하도영은 세명시의 어느 기원을 찾아 바둑을 두던 중,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던 작은 기원에 젊은 여자인 것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되지만 사람들이 그녀에게 더 열광하는 이유는 그녀의 바둑 실력 때문이었다. 기원 실력자들과의 대결에서 차분하게 상대방의 숨통을 조여들어가며 매번 승리하는 그녀.
지금 돌 던지시면 열 집 지세요
하도영은 여유롭게 승리한 그녀의 바둑판을 보고 감탄하게 된다.
한 판에 2만 원. 문동은은 2만 원을 받자마자 자리를 뜬다. 하도영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이긴 바둑과 차분하고 조용히 승리를 쟁취한 그녀가 궁금해진다. 기원에서의 첫만남. 바로 하도영과 문동은의 첫 만남이었다.
최혜정은 짝사랑하는 전재준에게 꾸준히 마음을 표현하지만 돌아오는 건 늘 차가운 무시 뿐. 그러던 중, 자신을 데리러 나온 전재준의 차를 보고 기뻐하지만 차 속에 있는 사람은 전재준이 아닌 그의 차를 몰고 온 손명오였다. 최혜정은 돈 많은 남자와의 결혼으로 신분상승을 꿈꾸기에 자신이 만나려는 남자들의 뒷조사를 손명오에게 부탁했었다. 손명오는 부자와의 결혼을 꿈꾸는 최혜정을 비웃는다.
너 세상에서 완벽하게
계급이 존재하는 곳이 어딘지 알아?
비행기 안이야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그 사이엔 달랑 커튼 하나인데
아무도 그걸 못 넘어
뭔 개소리야?
넌 그냥 한 끼 밥값도 안 되는
돈이나 처받으면서
계속 그렇게 커튼 뒤에
있으란 소리야
난 넘어갈 테니까
차 세워, 재준이 차
최혜정의 재준이 차 세우라는 말에 무언가 결심하게 되는 손명오. 자신의 것은 단 하나도 없는, 온통 전재준 것으로 넘쳐나는 현실에서 손명오는 사회에서 나눠진 계급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최혜정은 돈 많은 남자와의 결혼으로 가난의 고리를 끊으려고 하지만 손명오은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있는 방법이 없었다. 가진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손명오는 어떻게 가난을 벗어나 신분상승을 할 수 있을까?
집으로 돌아온 하도영은 문동은의 바둑판을 분석하며 그녀를 떠올리고 있다. 이미 승패가 난 판이었지만 승리를 질질 끌었던 그녀가 이해되지 않은 하도영. 그렇게 그는 자연스럽게 문동은을 기억하게 된다.
그 머리 아픈걸 왜 해? 대체?
깔끔하잖아
재미로도, 미학적으로도
넌 몸에도 안 좋은 담배
왜 피우는데?
그러네 근데
담배도 안 피면서
담배 피는 여자랑은 왜 결혼했대?
담배피는 거 말곤
깔끔해서
재미로도 미학적으로
난 오빠 그런 거 좋았어
모든 질문에 답이 있는 거
근데 그때 나 말고도
선 봤었잖아 나까지 3명
근데 왜 나였어?
네가 그중에 제일 적게 입어서
제일 적게 입었는데
다 디올이어서
미친다 진짜
되게 나이스한데
어떤 취향은 참 양아치 같단 말이야
하도영은 늘 깔끔하게 정답이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도, 박연진과의 결혼을 결심한 이유도 깔끔하고 재미있고 미학적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가장 좋은 조건에 가장 이뻤던 박연진을 선택한 것이다. 뭐든 깔끔하게 답을 내는 하도영에게 답이 없는 문동은은 꽤나 흥미로운 대상이었을 것이다.
문동은은 평소처럼 강현남의 딸 선아의 과외를 위해 오른 기차에서 우연하게 주여정을 마주치게 된다. 문동은은 선아의 과외를 하러 서울에서 세명시까지 가는 기차를 탔고, 주여정은 세명시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에 올랐다.
잘 지냈어요?
네 군의관 갔다는 얘긴 들었어요
제대한 지가 백만 년인데
근데 어디서 들었어요?
왔었어요? 공원에?
위문편지라도 쓸 걸 그랬나?
군의관도 위문편지 받아요?
보통 연애편지를 받죠
많이 받았어요?
나 편지 싫어해요
주여정은 꾸준히 받는 편지가 있었다. 청송교도소에서 오는 의문의 편지. 그는 매번 오는 이 편지를 읽지 않고 버린다. 그에게 꾸준히 편지를 보내는 사람은 누구인 것일까?
그때요, 우리 처음 공원에서
바둑 과외 할 때요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시렸던 계절이었거든요
동은후배랑 하던 그 과외가
그때 내 유일한 일상이자,
약속이었어요
아마 내가 따뜻해 보였다면
그건, 동은 후배 덕분이에요
내내 억울해서
나는 여기 있어요
혹시나 궁금해할까 봐
문동은은 주여정이 자신에게 '난동'같이 겨울 속 따뜻함을 주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문동은 또한 인생에서 가장 시린 시절을 보냈던 그에게 따뜻한 난동이 되어주었다. 이 둘은 시린 겨울, 서로에게 따뜻한 난동이 되어주었던 것. 그에게도 문동은처럼 잊고 싶어도 잊을 수없는,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상처가 있는 것일까?
강현남은 세명재단 이사장을 미행하며 찍은 영상을 문동은에게 보여준다. 문동은은 이 영상으로 세명재단 이사장의 약점을 알아낼 수 있었다.
영상 속에는 비서와 다정히 대화하는 이사장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문동은은 이사장이 '주수현'이라는 사람에게 거액의 재산을 넘기려 했었고 그 '조수현'이 바로 그의 비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남자 비서인 '조수현'과 애인 사이였으며 발기부전 치료제도 애인을 위해 복욕했던 것이었다.
강현남은 웃음기 없이 진지한 얼굴로 발기부전에 대해 말하는 문동은을 보고 웃음이 터진다.
맞고 사는 년은 웃지도 않고
사는 줄 알았어요?
난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밝게 웃는 강현남의 모습에 본인도 모르게 환하게 웃은 문동은.
그 순간, 문동은은 자신이 이렇게 환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웃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지. 웃음을 잃어버리고 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직은 환하게 웃을 수 없다. 박연진을 위한 복수는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얘긴 진작 하셨어야죠
명랑하신 거요
전 웃고 싶지 않거든요
왜요?
웃다 보면 잊어버릴까 봐요
내가 뭘 하는지
조심할게요
이 사람과 나는, 우리는
왜 매일 힘을 내야 하는 걸까?
가해자들은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고,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들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할까? 자신의 인생을 망가트리고 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낸 박연진은 조건 좋은 남자 만나 자식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인생을 빼앗겨버린 문동은 왜 이리도 모질고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야 하는지. 사회적 약자들의 연대가 부디 가해자들의 연대보다 강하길 바랄 뿐이다.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저 동은이에요 성한고등학교요
2004년도에 자퇴했던 문동은이요
기억 안 나세요?
누구라고?
어? 선배님 안녕하세요
이 동네엔 어쩐 일이세요?
문동은 넌 여기 어쩐 일이야?
여기 우리 본가야, 우리아버지셔
아 , 진짜요?
저 선배님 아버님 제자였어요
이제 저 기억나시죠?
아 맞다, 선생님
저 선생님 됐어요
그제서야 문동은이 기억난 그는 자기 아들과 선후배 사이로, 그리고 선생님이 되어 나타난 그녀의 존재에 경악하게 된다. 문동은은 일부러 담임의 아들이 다니는 교육대에 입학한 것이었다. 그 선배에게 친절하게 다가간 것도, 그리고 그와의 관계도 유지했던 것도 모두 자신을 모질게 폭행한, 선생님이었지만 단 한번도 선생님인 적 없었던 그를 위한 복수였다.
늦은 밤, 문동은은 고등학교 근처에 있던 폐건물에서 손명오 만난다.
네가 하려는 게 뭐 그런 거지?
복. 수.
근데 나는 왜 빼냐?
네가 뭐 가진 게 있어야
복수를 하지
윤소희 기억나?
전학 가더니 자살했다더라
흉흉한 소문 돌던 윤소희
기억해야지
'문동은이 왔어요' 하기 전에
'윤소희가 왔어요' 했을 테니까
그 윤소희가
추락한 곳이 여기야
자살아니고
문동은 이전에 박연진과 아이들이 괴롭혔던 윤소희가 사실은 자살이 아닌 누군가에 의한 추락사였다고 말한다. 윤소희가 폐건물에서 추락사했을 때 그 모든 것을 지켜본 이가 바로 문동은이었던 것. 그렇기에 문동은은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 알고있다.
나 아니야!
내가 안 죽였어!
알아, 그러니까
그 죽인 애한테 돈 받으라고
그게 내가 가진 정보야
그게 누군데?
말했잖아
순서는 내 일이 먼저라고
문동은은 윤소희가 죽던 날 밤, 윤소희를 떠민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정보를 가지고 손명오와 거래를 했다. 그녀가 손명오를 통해 얻은 것은 전재준의 머리카락. 문동은은 전재준과 박연진의 딸 하예솔의 유전자 검사를 하려고 계획 한 것이다. 짐작만으로는 그들을 상대하기엔 부족하기에 확실한 사실을 알아야한다. 이렇게 문동은은 자신의 손을 직접 쓰지 않고 그들을 위한 복수를 향해 더지지만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확인되면 전화할게
너 안 뺐어 명오야
네가 가진 게 왜 없어?
하나 있잖아
이사라는 항상 술과 마약에 취한 채로 생활한다. 이미 중독 수준인 그녀는 이화백, 그리고 목사의 딸이라는 사회적 가면을 가진 이중적 중독자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술과 담배, 본드 등 향신성 마약에 취약했던 그녀는 예술을 한다는 명목하에 복욕하는 약의 세기는 점점 더 심해졌고 이제는 마약과 술이 없이 생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그녀를 옆에서 상품처럼 케어하는 이가 바로 그녀의 어머니.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는 딸이 아닌, 마치 전시해서 내놓은 상품처럼 대한다. 이사라의 모순적인 성향이 바로 어머니를 닮은 것은 아닐까?
야, 나 저거
골프장으로 바로 보내
배송비 별도인 거 아시죠? 고객님
있는 것들이 더 한다니까
세금만 떼고
고대로 다시 돌려드리는 건데?
재능 기부야 거의
근로소득세 내는 넌 모르는
이 종합소득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혜정아
그림이 정말 좋다
어쩜 주님께 이런 달란트를 받았을까
우리 이 화백은?
실상은 마약, 알콜중독자인 이사라지만, 사회적으론 신앙심 깊고 얌전한 기독교인, 목사님의 딸로 살아가고 있는 이사라. 극 중 박연진과 비슷하게 이중적인, 아니 박연진보다 더 이중적인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다음 달에 X나
웃기는 상 받거든?
다들 와서 같이 쪽팔려 줄거지?
너 무슨 상 받는데?
박연진은 고등학교에서 대표로 공로상을 받게 되었다. 기상캐스터로 성공한 그녀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학교에 모이게 된 박연진, 전재준, 이사랑, 최혜정. 그들은 고등학교 시절 추억도 잠시 연락이 안 되는 손명오에 대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최혜정은 자신이 눈독 들이고 있는 남자의 뒷정보를, 그리고 이사라는 마약을, 전재준은 자신의 잡일들을 처리해주는 손명오를 찾는 것이었다. 친구가 아닌 자신들의 심부름꾼이던 손명오를. 아지트였던 체육관에 다시 모인 그들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온다.
와 진짜 오랜만이다
다들 잘 지냈어?
얘 어디서 많이 봤는데?
와 17년 만에 6자 대면인가?
5자 대면 같은데?
손명오가 없잖아
나 얘, 어디 공장 갔단
소문은 들었었는데
여긴 어쩐 일이야?
동문 아니잖아, 너
난 가끔 와보거든,
이 체육관에
근데 오늘은
반가운 얼굴들이 다 있네?
어떻게 지냈어? 연진아
방송은 잘 보고 있어
화면으로 보니까
너 되게 착해 보이더라?
너는?
너는 어떻게 지냈는데?
최근에 이직을 해서
매일매일을 바쁘게 보냈어
옷도 사고, 비싼 회도 먹고
세명 초, 중, 고 이사장직 맡고 계시죠?
기사분 성함이 조수현 씨죠?
혹시 아드님과 예비 며느님은
본인들에게 갈 유산이
조수현 씨에게도 가게 된다는 걸
알고 계실까요?
요구 조건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제가 원하는 건
세명초등학교
1학년 2반 담임입니다
자격 요건도 다 갖췄습니다
새 학기부터
출근준비 해도 될까요?
세명재단의 이사장에게 동성애와 같은 추문, 그리고 명예를 실추하는 일이 얼마나 큰 약점이 되는지 알고 있었던 문동은은 이를 이용하여 세명초등학교 교사자리를 얻게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세명재단 이사장의 쓰레기를 뒤지고, 강현남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끝내 세명초등학교 1학년 2반 담임이 된 문동은. 그녀는 이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그들을 향한 복수의 시작한다.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막을 수도
없앨 수도 없을 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연진아
세명초등학교에 부임하게 된 문동은은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 모두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이제 준비는 끝난 것이다. 오늘부터 그녀는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그들에게 하루하루 끔찍하고 불안한 날들을 선물해줄 차례가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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